신계후전

  • 연대: 미상
  • 저자: 미상
  • 출처: 구활자본 고소설전집8
  • 출판: 인천대학 민족문화연구소
  • 최종수정: 2015-01-01

창생에 질고사를 일일히 삷히려고 팔도어사를 보내는대

량사 문신 갈너낼 졔 너에 용모와 지은 글을 보니 사직에 다행이요 백셩의 복이로다

나히는 비록 졀멋스나 동후책을 담임식혀 호남어사를 특차하니

호남은 산셰를 좃차 민심이 간한지라

아모조록 백셩을 사랑하고 슈령 목백에 치불치와

효자 렬부를 유루 업시 쟝계한 후 조심하야 단여오라

하시고 마패와 유쳑을 하사커날 한림이 황공하야 고두사은한 후 쥬왈

신이 년소무재하오나 츙셩을 다하와 셩지를 봉행하오리다

하며 하직슉배 후 물너나와 해운에 부부와 낭자를 이별하고

군명을 봉승하야 급급히 ᄯᅥ날 젹에

남대문 밧 나가셔 쳥패역마을 잡아 타고 칠패 팔패 ^ 배다리 지나

아이고개 넘어 동작강 얼풋 근너 남태령을 넘어 과쳔드러 즁화하고

밧막역 갈아 타고 ᄂᆡᆼ쳔고개 인덕원 갈이슐막 군포내 사근내 지나

지지대 넘어 미륵당이 괴구졍이 지나 영화역마 갈아 타고

슈원 북문 드러다라 남문 밧게 슉소하고

상류쳔 하류쳔과 새슐막 대행교 빗켜 놋코 ᄯᅥᆨ젼거리 지내개 울즁매 넘어

오뮈진을 지내여 진위드러 즁화하고 회게원 넘어 칠원 지나

가양역마 갈아 타고 소새술막 숙소하고

평원 광야 너른 들을 순식간에 얼는 지나 셩환역마 가라 타고

텬안드러 즁화하고 삼거리를 지나 굴모롱이 다다

ᄃᆡ평을 지내여 팽나무 졍이 즁화하고 인지원 잠간 지나 광졍역마 가라 타고

노셩 읍내 얼풋 지나 평창역마 가라 타고 은진읍을 지나 황학졍 숙소하고

잇흔날 평명 후에 타신 역마 졔페하고 삼배도 변복하고

역리 역졸을 모다 불너 은밀이 단속하야

각기 분발하는대 너희들은 예셔부터 우도 삼십오관 얼은 단여

금월 이십일 오시에 라쥬읍으로 대령하고

너희들은 에셔부터 좌도 이십일관 얼는 단여

금월 이십일 오시에 라쥬읍으로 대령하되 십문이 불여일견이라

남에 말을 밋지 말고 면면촌촌이 염탐하되

탐관학민 불법지사와 불츙불효하는 놈과

남을 음해하는 놈과 술 먹고 우악하여 노인존쟝 모르는 놈과

살인하고 음치하는 놈과 구곡특식하는 놈과

유부녀 강간하는 놈과 남에 분묘 사굴하는 놈과

어진 안해 모함하고 가장 두고 음행하고

졔것 두고 버러먹고 주색잡기로 판난 놈이며

남에 집에 츙화하는 놈을 일일히 젹어 쥐고 금월 이십일에 라쥬읍으로 등대하라

낫낫치 분부한 후 각쳐로 부내고

어사 홀노 려산읍 당도하야 면면촌촌이 염탐할제

각읍 수령들이 ^ 어사 낫단 말을 듯고 환상에 일이 날가

셰미에 츅이 날가 공사에 실수가 될가 션치하기를 힘쓰더라

각셜 이 ᄯᅢ 두지 속에서 일월을 보지 못하고 셰월을 보내던 경애 소져는

우연히 배가 압푸고 사지가 뇌곤하야 졍신을 차리지 못하더니 일개 남자를 나은지라

뉴모 츈운이 놀나며 국밥을 갓초와 드리고 해산한 종젹을 감초와 집안 사람을 그이더니

고씨 경애에 해산한 자최를 알고 찰방더러 왈

경애 이제는 해복하엿스니 쥭여 업새자 하거늘

찰방이 듯고 더욱 대로하여 일가 제족과 경애에 외족과 고씨 친쳑을 쳥하여 노코 죽이려 하더라

뉴모 춘운이 이 말을 듯고 후원에다가 남이 모르게 밤이면 졍화슈를 ᄯᅥ다 놋코

일월셩신ᄭᅴ 축수하며 낫이면 암축하기를

우리 경애 소져 애매이 쥭사오니 일월셩신과 후토부인은 볼상히 여기사

속속히 살여 주옵서셔

하며 눈물로 셰월을 보낼새

소져 죽을 날이 임박하매 망극함을 이긔지 못하여 아희를 새 옷 지여 입히고

친쳑과 외편이며 생월생시와 아모날에는 어미 죽는 사연을 긔록하여

금낭에 너어 ᄎᆡ우고 얼골을 한대 대이며 왈

너는 무슨 팔자로 어미 복중을 ᄯᅥ난 지 삼 일만에 모자 서로 이별은 무삼 일고

하며 목이 메여 울다가 뉴모 춘운을 불너 가만이 일너 왈

목함 한 개를 ᄶᅡ오되 물이 들지 아니하게 하라

하니 춘운이 목수를 은근히 쳥하여 갑슬 후이 주고 함을 ᄶᅡ셔 드리니

소져 바다 놋코 애통할 졔 일월도 무광하더라

소져 졍신을 진졍하야 비단으로 함바닥에 ᄭᅡᆯ고 아희를 배불이 졋먹여 누인 후에 비

단으로 덥고 그 우에 신씨네 족보와 종문셔를 느은 후 ᄯᅮᆨ겅을 덥고 단단이 동여 춘운을 주어 왈

이 목함을 강물에 ᄯᅴ우라

하며 인하야 긔졀하니 춘운이 소져에 경상^을 보고 갓치 긔졀하다가

목함을 남모르게 강물에 ᄯᅴ우니 슈셰를 좃차 ᄯᅥ나려 가더라

그 강물은 라쥬읍으로 나가려는 강이라

이 ᄯᅢ 어사가 라쥬에 다다라 사면으로 탐문도 하고 산쳔도 구경하다가 강가에 다다르니

일긔는 온화하고 강물은 잔잔한데 여러 녀인들이 ᄲᅡᆯ래를 하거늘

혹 녀인에게라도 무삼 소문이나 드를가 하고 셰슈도 하며 발도 씨츠며 안젓더니

여러 표모들이 한대 모히여 요란하거늘

어사 몸을 일어 각가이 가며 바라보니 물에 ᄯᅥ오는 목함을 건져 놋코 요란한지라

어사 졈졈각가히 간즉 모든 녀인들이 말하기를

함속에 아희가 잇셔 이ᄯᅢᄭᅡ지 사랏다

하며 요란이 구느지라 어사 괴이히 여긔더니 그즁 늘근 녀인이 어사를 보고 왈

져 량반 일언 일을 보와 게시닛가

아희를 목함 속에다 녓코 물에다가 ᄯᅴ엿스니 무슨 일인지 알 수 업나이다

하거늘 어사 왈 아희가 사라다 하니 필연코 곡졀이 잇는 일이라

먼져 어든 녀인으로 아희를 기르라 하소셔

한대 여러 녀인이 그 아희를 내여 놋코 보다가

그 우에 책 한 권과 무슨 문셔가 잇슴을 보고 곳 ᄭᅳ내여 어사를 쥬며 왈

져 량반 글을 아시거던 이것이 무어신가 보와달라

하거늘 어사가 바다보니 자긔 집 족보와 죵문셔로 자긔가 가지고 단이던 바라

간담이 ᄯᅥ러지고 졍신이 아득하여 눈물이 나오는 쥴 모르게 옷기슬을 젹시니

녀인들이 그 거동을 보고 문왈

그 글을 보시고 낙누하시니 무슨 곡졀이 잇나잇가

하거날 어사 슬푸물 참고 왈

그 아희의 신셰를 생각하니 자연스러 눈물이 나온다

하더니 녀인들이 ᄯᅩ 이로되

아희 옷고름에 금낭을 채우고 옷 속에 글쓴 죵희가 잇스니 보와달나

고 드리거날 어사 바다보니 경애 소져에 필젹이라

졍^신이 아득하여 말을 못하다가 녀인다려 왈

이 아희를 먼져 어든 녀인이 길너 잔명을 보존케 하옵소셔

젹션지가에 필유여경이라 하엿스니 반다시 후일에 조흔 일을 보리이다

한대 녀인들이 대왈

목셕이 아니여던 잔명을 엇지 바리닛가

하거늘 어사 왈 이 글쓴 조희는 소용이 업는 거시라 나를 쥬소셔

한대 지식 업는 녀인들이라 그리하라 하고 주거날

어사 바다들고 드러갈 제

수풀을 의지하고 종용한 곳에셔 경애 소져에 뉴셔를 펴보니 그 글에 하엿스되

나는 젼생에 무삼 죄악으로 이생에 나셔 칠셰에 모친을 여희고

계모를 맛나셔 셰상에 듯자 못할 말을 드러 누명을 실코 죽거니와 슬푸도다

너는 무슨 팔자로 어미 복즁을 ᄯᅥ난 지 삼 일만에 모자 이별을 당하니 이 무삼 죄악인고

네 부친은 드러와서 누명만 ᄭᅴ치고 나 죽는 줄을 엇지 알소냐

춘운에 구함을 입어 너를 셰상에 더지니 엇지 사라나서 네 어미 고혼을 위로할고

네 부친을 차자 신씨의 후대를 이으라

금월 이십이일은 우리 친쳑이 모희여 나를 죽이려 한즉

죽기는 하나 황텬에 도라가셔 엇지 눈을 감으리요

백옥갓흔 이내 몸에 누명을 실ᄭᅵ는 반다시 고씨에 간계건만 뉘라서 확변하여 쥬리요

네 부친은 내 몸이 온젼한 쥴 알고 갓스나 이 생젼에 다시 못보고 죽으니 엇지 슬푸지 안이하며

네가 엇지 사라나거던 이 뉴셔를 보고 나에 원통함을 셜화하라

쳔디신명과 일월셩신은 살피사 잔명을 엇지 구하여 주지 안이하신나뇨

나에 답답하고 셔른사졍을 엇지 다 긔록하며

한 쥴을 긔록하면 백 번이나 한숨 나고 두 쥴을 긔록하면 쳔 번이나 눈물나니

눈이 어둡고 가삼이 막히며 손이 ᄯᅥᆯ여 셰셰한 원한을 말 다 못하고

대강 긔록하여 바리는 아희에게 ^ 부치노라

하엿고 그 ᄭᅳᆺ혜 너에 생월일시는 갑진 삼월 십구일 자시며 네 부친에 셩명은 신계후라

본은 평산이요 년은 이십일셰며 조부는 신업이요

네 모는 권경애요 외조에 명은 형이요 진외조는 최문이라 하엿더라

어사 보기를 다하고 대경하여 ᄯᅡᆼ을 치며 대셩통곡 왈

이는 소져에 허몰이 안니로다

내 소져를 살이지 못하면 엇지 앙화가 업스며 손복을 안니하리요

하고 소져 죽을 날자를 생각하니 명일이라

마음이 ᄯᅥᆯ이고 생각사록 불상하여 몸을 안졍치 못하며 분긔가 츙텬하매

쳔금가튼 우리 낭자에 몸과 백옥빙심갓튼 그 마음에

이럿타시 누명을 ᄭᅵ쳐 쥬니 내 엇지 고씨를 살여 두리요

하고 급히 역졸과 셔리등을 모와 라주부즁에 츌도하여 대강 공사를 하고 분부하되

이 압 강가에셔 아희 어든 녀인은 아희를 안고 드러오라

하며 역졸을 분부하여 교자를 내여 보내니

역졸등이 교자를 가지고 나와 아희 어든 녀인을 차즈니 과연 잇는지라

역졸등이 엿자오되 어사 츌도하시고 아희 어든 부인으로 아희를 안고 등대하라 하나이다

하니 이 ᄯᅢ에 녀인이 황겁하여 즉시 아희를 안고 교자에 오르매

역졸등이 모시고 드러가 고하되

애기 어든 부인을 모셔 드렷나이다

하니 어사 밧비 아희를 올이라 하매 아희를 올이거늘

어사 아희를 바다 자셰히 보니 남즁호걸이라

한숨을 짓고 눈물을 흘이니 역졸등이 슈상이 여긔더라

어사 그 녀인을 불너 채단으로 후이 상주고 분부하되

이 아희를 젓 잘 먹긔고 명일 오시에 라쥬 동면 권찰방 집으로 대령하라

하고 공사를 본관에 막긴 후

셔리 역졸을 다리고 밤으로 행하여 권찰방 집 동리로 드러가니 동방이 발고져 하엿더라

어사 셔리를 불너셔 분부하되

권찰방이 ^ 이졔 친쳑을 다 모흐고

애매한 졔 녀식을 후처에 말을 듯고 음행하엿다 하여 죽이려 하니

너희들은 져 슈풀 속에 숨엇다가 행인인 쳬하고 하나식 드러와셔 동졍을 살피다가

내가 부채를 셰 번 졉치고 이로나거던 급히 츌도하라

응당 권찰방의 후처 족속도 모엿슬 거시니

통셩명 하엿다가 고가라 하는 자은 모조리 ᄯᅡ려 죽이라

분부하시니 셔리 역졸 등은 쳥령하고 역졸등을 거나려 슈풀속에 슘엇더라

이ᄯᅢ 어사가 가만이 단니며 동졍을 살필새

인젹은 고요하고 새소리는 봄 사람에 곤이든 잠을 ᄭᅢ우고져 하는대

후원에 두견화는 오즉 나를 보고 반기는 듯하더라

문득 공부하던 자각졍을 바라보니 심사가 처량하야

가만이 졍자에 올나가 다리도 수이며 사면을 살펴보더니

문득 사람에 자최 나거날 몸을 슘기여 엿보니

뉴모 춘운이 산밋 졍결한 곳에다가 졍화슈를 ᄯᅥ다 놋코

하날을 향하야 무수히 축수하며 비러 왈

명텬과 일월셩신은 구버 살피소셔

우리 소져 졀행이 백옥 갓사온데 드러운 누명을 실코 오날날죽게 되엿사오니

텬디신명은 하감하사 살려 주옵소셔

이러한 누명은 다 고씨에 간계이오니 죄는 지은대로 가고 우리 백옥갓튼 소져를 살려 주옵소셔

주인되는 권찰방은 ᄭᅢ닷지 못하고 불상한 소져를 죽이려 하오니 이런 통분한 일이 어대 잇사오릿가

하며 무슈히 축원하더라

어사 노파에 축원함을 듯고 내심에 층찬하되

졍셩이 지극하도다

하고 셔셔히 노파를 불너 왈

무삼 원통한 일이 잇건대 져갓치 츅원하나뇨

한대 춘운이 놀나며 노긔등등하여 왈

엇더한 사람이관대 남에 졍셩 드리는 곳에 와서 엿보고 잇다가 이갓치 사람을 놀내나뇨

하거날 어사 왈 나는 한양 사람으로셔 길을 가다^가 날은 져물고 쥬인은 졍치 못하여

이 졍자에셔 밤을 지냇거니와 노파는 무삼 일로 져갓치 축원을 하나뇨

춘운이 울며 왈

노파는 권찰방댁 뉴모이옵더니 괴이한 변이 잇사와 이갓치 졍셩을 드리나이다

하거늘 어사 왈 무삼 변괴 잇관대 이갓치 졍셩ᄭᅡ지 드리나뇨

한대 춘운이 왈 누구이신지는 아지 못하오나 사실을 알고져 하오니 자초지종을 드르옵소셔

노파에 상젼이 긔린찰방을 지내옵고

젼실 최씨 부인이 시년 이십오셰에 녀식하나를 낫코 긔셰하엿는대

녀아 일홈은 경애라 노파가 젓을 먹여 기르옵고

후실에 셩은 고씨니 위인이 넉넉지못하여 경애 소져를 항상 미워하매

소져 눈물로 셰월을 보내옵더니 년광이 십팔셰에 경셩 사람 신계후로 결혼하니

신씨는 문벌도 됴커니와 권씨 댁과 셰교라

그러함으로 권찰방이 사랑하시매 후실 고씨 시긔하여 경애 소져 행례하던 날 밤에

무삼 각간으로 신랑을 해하려 하엿스나 신랑은 미리 알고 도망하매 고씨가 말을 내되

소져에 간부가 드러와서 신랑을 죽이려 한즉 신랑이 도망하엿다

하고 우리 옥갓튼 소져에게 누명을 실코 음란하다 하야 찰방을 ᄭᅬ이매

찰방이 고씨에 말만 듯고 죽이려 하엿더니

찰방에 매씨ᄭᅴ셔 이 일을 아시고 쥭이지 못하도록 말삼하시매 즁지하엿더니

이 삼 삭이 지낸 후에 셜상가상으로 소져 쳣날밤 일야동품에 태긔 잇슴을

고씨가 긔회로 알고 찰방에게 고하기를

외간 남자를 잠통하여 슈태하엿다